모두에게 사랑받으려다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해요
[Know-How] 하야루비의 찐팬 1,000명 달성 노하우




‘작업하는 것보다 팬 만드는 게 더 힘들어요!’


많은 크리에이터분들이 초기에 팬 만드는 걸 어려워하세요. 게시물을 올리고 해시태그를 달아도 노출이 잘 안되고, 댓글이나 팔로우 수는 더디게 늘어요. 좋은 작품을 꾸준히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찐팬을 만드는 건 또 다른 일인 거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팔로워 30명 중 20명은 지인이라 슬픈 크리에이터분들을 위해! 활동 초기에 팬을 만드는 노하우를 알려드릴게요. 1,000명 이상의 팬을 가진 마플샵 크리에이터가 직접 터득한 실전 팁이니 믿고 들으셔도 됩니다! 이제 혼자 끙끙 앓지 마시고, 선배 크리에이터들의 노하우를 지도 삼아 팬을 한 명 한 명 늘려가는 소중한 경험을 해보시길 바라요.






노하우를 전해줄 오늘의 선배 크리에이터는 바로 하야루비 작가님입니다. 작가님은 이모티콘 작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세요. 아마 ‘나 이 이모티콘 본 적 있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아요. 하야루비 님은 인스타그램에서 팬들과 주로 소통하시고, 팔로워는 현재 2,100명 정도(2022. 11. 21 기준)입니다. 하야루비 님은 어떻게 사랑받는 이모티콘 작가가 되셨는지, 노하우를 전수받으러 가볼까요?



출처: 하야루비



Q.

안녕하세요 작가님, 마플샵 고객분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하야루비입니다. 우선 이렇게 보람차고 재미있는 일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저는 원래 게임 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했어요. 12년이나 다녔으니 꽤 오래 몸담았었네요. 회사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더라고요. 그래서 회사를 나와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어요. 동화책도 그려 보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가 판다마우스 캐릭터를 그리게 되었답니다.


처음 판다마우스 이모티콘을 출시한 게 2016년이니 벌써 6년 넘게 이모티콘 작가로 활동하고 있네요. 카카오톡 이모티콘 제작 외에도 삼성 갤럭시 테마샵에서 스마트폰 테마, 배경 화면, 아이콘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 대표 이모티콘 캐릭터는 ‘판다마우스'와 ‘토란이'에요. 판다마우스 이모티콘은 카카오톡에만 13개 버전을 출시했고, 토란이 이모티콘은 6개 버전을 출시했어요. 지금은 이모티콘으로 버는 수익이 제 주 수입원이랍니다.



출처: 카카오톡 이모티콘



Q.

판다마우스와 토란이가 대표 캐릭터군요. 캐릭터 소개 한 번 부탁드려요.


A.

말씀드린 것처럼 판다마우스 캐릭터로 처음 이모티콘을 출시했어요. 토란이는 조금 나중에 만들었고요. 판다마우스를 2015년에 만들었는데요, 그 시기에 유행하던 캐릭터들의 특징이 있어요. 작은 동물에서 모티브를 얻은 캐릭터가 많았고, 아기 같은 생김새에 빵빵한 볼, 보송보송한 느낌이 특징이었어요. 그런 요소들을 조합해서 만들었죠.


Q.

캐릭터에도 유행이 있나요?


A.

그럼요. 사실 판다마우스는 몇 년 전에 만들었다 보니 요즘 유행하는 캐릭터와는 결이 좀 달라요. 요즘엔 약간 러프하고 간단한 느낌의 캐릭터가 인기가 많아요. 얼굴을 그리더라도 완벽한 원으로 그리는 게 아니라 일부러 찌글찌글하게 그리고, 디자인 요소도 많이 넣지 않아요. 예컨대 김나무 작가님의 ‘댜갸 탸댱해'와 ‘개학티콘', ‘목이 길어 슬픈 짐승' 이모티콘을 보면 어렵게 그린 느낌이 아니에요. 그림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나도 그릴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만한 그림체예요. 부드라미 작가님의 ‘바들바들 동물콘'도 10대에게 정말 인기가 많은데요. 픽셀로 서툴게 그린 듯한 느낌을 줘요.


물론 러프하게 그린다고 다 인기 있는 이모티콘이 되는 건 아니에요. 김나무 작가님이나 부드라미 작가님 이모티콘을 보면 말풍선이나 텍스트를 잘 활용하세요. 텍스트에서 10~20대가 좋아할 만한 위트와 감성이 표현돼야 해요. 제가 생각하기에 요즘 10~20대의 감성은 할 말은 하는 것, 그리고 자존감을 지키는 것인 것 같아요. 최근에 정말 인기가 많은 최고심 작가님 이모티콘을 보면 그림은 귀엽지만, 텍스트는 강렬해요. ‘생각하고 말하시나요??’라든지 ‘내가 최고!’ 같은 내용이에요. 이런 식으로 시대에 따라 사랑받는 캐릭터의 특징이 조금씩 변한다고 느껴요.



출처: 카카오톡 이모티콘



Q.

작가님도 유행에 맞춰 캐릭터를 그리시는 편인가요?


A.

물론 유행에 맞는 캐릭터를 그리면 좋겠죠. 저도 어느 정도는 참고하고요. 하지만 유행을 1순위로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실 제 이모티콘은 10~20대에겐 인기가 없답니다. (웃음) 30~40대에서 제 캐릭터를 많이 좋아해주세요.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참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모든 사람의 취향에 맞추려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가 되는 것보다, 명확한 타겟에게 어필되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0~20대의 유행에 따르기보다는 ‘30~40대가 일상적으로 쓰는 이모티콘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들이 듣고 싶은 메시지는 뭘까?’ ‘그들의 니즈는 뭘까?’에 대해 많이 고민해요.


Q.

팬들에게 어필되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세요?


A.

요즘 10~20대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강단 있고 할 말 하는 캐릭터라면, 저의 판다마우스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에요. 희망적이고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죠. ‘고민은 짧게, 행복은 길게!’가 판다마우스의 모토예요.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도 ‘우울한 감정은 판이에게 맡겨주세요. 판이 맛있게 먹고 행복 줄게요'라고 써놓았어요. 제 팬들은 이런 위로의 메시지를 좋아하고 필요로 한다고 느꼈어요.


2021년 초에 이벤트를 한 적이 있어요. ‘판(판다마우스를 뜻해요!)에게 바라는 그림을 댓글로 적어주세요!’라는 이벤트였어요. 댓글을 달아주신 분 중 여덟 명을 추첨해 실제로 그림을 그려드렸어요. 당시에 저는 귀엽고 행복한 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이 많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예상외로 그림을 통해 위로받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자존감을 잃은 저를 판이 안아주는 그림을 그려주세요', ‘지친 저를 쓰다듬어주는 판을 그려주세요', ‘모두 등 돌려도 판은 제 편이라고 얘기해주세요' 같은 댓글이 많았어요. 그걸 보면서 팬들이 어떤 메시지를 원하는지 느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좀 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어요.


출처: 하야루비



이모티콘을 만들 때 문체에도 신경을 많이 써요. 10~20대는 ‘어쩔티비'나 ‘가보자고' 같은 유행어를 일상에서도 많이 써요. 하지만 30~40대는 그렇지 않죠.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건 감사 표현이나 안부를 묻는 표현이에요. 그래서 텍스트는 사랑스럽고 친절하게 쓰는 편이에요. 요즘엔 재미를 위해서 띄어쓰기나 맞춤법을 일부러 틀리게 표시하는 이모티콘도 있던데, 제 팬들은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제대로 된 이모티콘을 선호해요. 유행과는 반대로 간다고도 볼 수 있죠. 제가 제 이모티콘을 주로 이용하는 분들의 성향을 모르고 유행을 따랐다면 아마 누구도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Q.

유행보다는 팬의 기호를 캐릭터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시는군요. 이외에도 팬을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게 있나요?


A.

제가 2019년 12월에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이하 서일페)에 작가로 참가했었어요. 그때 팬이 1,000명 가까이 늘었어요. 일단 서일페에 오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일러스트나 캐릭터에 관심이 많고, 새로운 작가를 알아가는 데에 마음이 열려 있는 분들이에요.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저를 홍보할 좋은 기회였어요. 제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주신 분들께 카드 형태의 굿즈를 나눠드리는 이벤트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팔로워를 늘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모은 팬은 오래 가지 못하더라고요.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금방 떠나버리시거든요. 서일페가 끝나고 인스타그램을 잠시 방치했더니 몇백 명 정도가 팔로우를 취소해버리셨어요. (눈물) 제가 최근 2년 동안 꾸준히 해온 일이 있는데요. 핸드폰 배경 화면으로 쓸 수 있는 달력 이미지를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무료로 나눠드리는 거예요. 이걸 서일페가 끝나고 팬이 많이 모였을 때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매월 새로운 달력 이미지를 공유하니 많은 분들께서 꾸준히 팔로우해주시더라고요. 무료 이미지가 제 계정을 계속 팔로우해야 하는 좋은 명분이 되어 준 것 같아요. 이런 사실을 그때도 알았다면 좋았을 거라고 늘 아쉬워한답니다.



출처: 하야루비



Q.

마플샵 크리에이터분들 중에도 서일페에 참가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서일페에 참가하는 게 수익에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요?


A.

흑자가 나긴 했어요. 팬분들이 정말 많이 오셨거든요.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제가 6개월 정도 서일페를 준비했거든요. 거기에 들어간 제 인건비, 굿즈 재료비, 부스비, 페어 기간 동안 서울에서 지내느라 쓴 숙박비 등을 합하면 남는 게 많지는 않았어요.


그럼에도 서일페에 참여하는 게 의미 있었던 이유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디자인과 일러스트에 관심이 많은 분들께 저를 홍보하고, 팬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죠. 사실 서일페에 참여할 당시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어요. 이모티콘을 처음 시작할 때만큼 큰 반응이 없어서 사람들이 더 이상 제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서일페도 큰 기대감 없이 참가했어요. 그런데 서일페를 하는 나흘 동안 팬 분들이 너무 많이 찾아오셔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빴어요. 작고 소소한 굿즈들을 좋아해주시는 팬분들도 있었고 몇 개월치 용돈을 모아온 학생 분도 있었어요. 직접 편지를 써온 분도 계셨는데요, 작가 생활의 보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심 덕분에 여전히 제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여담으로, 니들펠트 판다마우스 인형을 판매했었는데요. 손으로 일일이 만든 제품이다보니 10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을 매길 수밖에 없었어요. ‘누가 이 비싼 인형을 살까?’ 하는 의심 반, 걱정 반이었는데요. 생각지도 못하게 인형이 거의 매진되어 깜짝 놀랐답니다.



출처: 하야루비



Q.

마지막으로 마플샵 공식 질문드리겠습니다! 지금보다 팬이 더 많아져서, 대작가(?)가 된다면 어떤 걸 하고 싶으세요?


A.

일단 소소하게는 판다마우스에게 바라는 그림을 그려주는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하고 싶어요. 저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니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그리고 판다마우스 인형도 만들고 싶어요. 니들펠트처럼 수작업으로 만드는 인형과 달리, 대량 생산하는 인형은 신경써야 할 게 많더라고요. 단가나 재고처리, 보관비, 배송 관리 등등. 현실적인 문제로 시도조차 못 하고 있어요. 언젠가 판이 널리 알려져서 시도해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게임 회사에 다녔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잘하는 두 가지, 게임과 캐릭터를 합쳐서 판다마우스가 주인공인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팬들이 판다마우스와 함께 놀고, 자연스럽게 판다마우스의 스토리와 캐릭터가 팬들에게 스미면 판다마우스와 팬 사이에 좀 더 강한 유대감이 생기지 않을까요?




🍀 유행을 참고하되, 내 팬의 니즈와 선호가 우선이다.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다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할 수도 있다.

🍀 30~40대가 주요 팬층이라면?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자. 문체는 사랑스럽고 친절하게. 올바른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필수.

🍀 무료 이미지 같은 혜택을 주기적으로 제공해서 내 계정에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자.



https://marpple.shop/kr/hayaruby/products/11529453,https://marpple.shop/kr/hayaruby/products/10255014,https://marpple.shop/kr/hayaruby/products/9653287,https://marpple.shop/kr/hayaruby/products/8780947


콘텐츠 상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