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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의 오후

피렌체를 처음 만난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것처럼 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였다. 이 소설은 월간지에 에쿠니 가오리가 이야기를 쓰고, 다음 간행 때 쓰지 히토나리가 이어 쓰는 교대 연재 방식이었다. 같은 사건을 에쿠니 가오리는 아오이의 시선으로 쓰지 히토나리는 아가타 준세이의 시선으로 그렸다. 소설이 완결된 후 에쿠니가 쓴 아오이의 이야기는 빨간 표지의 ‘로쏘’로 쓰지가 쓴 준세이 부분은 파란 표지의 ‘블루’로 묶어 단행본 세트로 발매되었는데, 사랑하는 연인이었다가 헤어지게 된 아오이와 준세이는 10년 후 피렌체 두오모 꼭대기인 큐폴라에서 만나자고 했던 과거의 약속을 중심으로 다른 공간에서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펼치게 된다. 특히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부분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2001년에 영화로 개봉되었는데 스크린에 담긴 피렌체의 모습은 정말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최고의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피렌체에 들어오기 전 핸드폰으로 다시 본 영화 속 피렌체는 감동 그 자체였다.

이탈리아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토스카나의 수도이며 중세 르네상스를 낳고 꽃 피운 피렌체는 그 다채로운 예술, 역사, 문화유산으로 ‘르네상스의 요람', '중세의 아테네', '이탈리아 예술의 수도’ 등으로 불리는데 어느 것도 부족하기만 할 뿐이다. 피렌체 역사지구는 1982년 이미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포되었는데 화려하고 아름다운 광장, 르네상스 시기에 건축된 궁전, 거대하고 장중한 대성당, 예술로 가득 찬 박물관과 미술관은 도시 자체가 중세이며 역사이고 예술이다. 또 피렌체는 단테, 다빈치, 미켈란젤로, 갈릴레이, 도나텔로, 보카치오, 보티첼리, 마키아벨리, 구치, 페라가모 등 역사, 문학, 예술, 건축, 학문, 패션 분야의 걸출한 인물들의 출생지이거나 그들이 꽃피운 곳이었다. 사실 피렌체는 일주일은커녕 한 달을 돌아보아도 다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곳에 며칠 머무르는 여행자들에겐 감당키 어려운 문화, 예술, 감성의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지난밤 비가 내렸는지 촉촉이 젖은 피렌체의 아침은 고요하고 품위가 넘쳤다. 두오모로 걸어가는 길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이탈리아 여행의 성지가 아닐 수 없었다. 골목을 돌아서자마자 거대한 두오모가 시선을 압도했고 화려한 벽면 문양이 입을 자동으로 벌리게 만들었다. 변치 않는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두오모 앞에 서 있으니 인간으로서의 왜소함을 느껴졌다. 그리고 꺼지지 않는 인간의 예술혼에 취하고 그림에 대한 내 열정도 식지 않기를 다짐하게 했다. 목이 아플 만큼 두오모와 종탑을 올려다보다가 두모오 큐폴라에 오르기로 했다. 소설의 준세이가 그랬던 것처럼 두오모 정상에 오르면 만나고 싶은 누군가를 운명처럼 마주할 것만 같았다. 낡고 좁은 계단을 끊임없이 올라 마침내 정상에 오르는 철제 계단 아래 섰다.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들의 한 무리가 지나간 후 위로 올라갈 수 있었는데 누군가를 볼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에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런 내가 우습기도 했지만 여행객들로 가득한 두오모 정상을 한 바퀴 돌면서, 정상으로 올라오는 철계단이 보이는 자리에서 한참이나 혹시나 하는 마음을 붙잡고 있었다. 두오모를 빠져나와서도 그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그래서 두오모 성당이 전체 모습이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오는 카페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렸다. 2시간이 넘는 시간을 스케치했지만 전체적인 윤곽과 구성을 하고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림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일주일을 꼬박 작업해서 완성했다.

2007년 피렌체는 세계의 여행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로 지명되었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은 유럽의 명소로 손꼽힌다. 피렌체 역사지구는 도보로 여행하기에 적절한 곳이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다 보면 어느새 아르노 강변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탁한 흙탕물이지만 유유히 흐르는 강을 따라 거니는 시간들이 참 매력적이다. 수많은 다리들로 이어져 있고 강둑을 따라 길게 늘어선 건물들은 낡은 장난감처럼 정겨웠다. 사실 아르노 강은 상업으로 이 도시를 번성케 하기도 했지만 홍수로 인한 범람으로 도시를 파괴해 피렌체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기도 한 밉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연인이다.

강을 따라 걷다가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곳이 당연히 가장 오래된 다리인 베키오 다리이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오래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다리 가장자리를 따라 다닥다닥 붙은 낡은 주택들과 금은 세공품 가게들이 중세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그리고 아홉 살의 단테가 여덟 살의 베아트리체를 만나 첫눈에 반했고 그들은 우연히 9년 뒤에 같은 다리에서 재회하게 되는데 그 다리가 바로 이곳 베키오 다리다. 그래서인지 다리 중간쯤 피렌체 출신의 조각가 첼리니의 흉상 아래 쳐진 울타리에는 연인들이 사랑을 맹세한 자물쇠들로 가득했다. 내가 사진을 찍는 이 순간에도 어린 연인은 난간 구석에 자물쇠를 걸고 키스를 나누었다.

베키오 다리를 건너 우피치 미술관이 있는 시뇨리아 광장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본래 메디치가의 궁전으로 사용되었던 우피치 미술관은 메디치가의 후원 속에 보티첼리의〈봄>과〈비너스의 탄생>, 미켈란젤로의〈성가족>, 라파엘로의〈방울새의 성모>,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등 명작 중의 명작을 소장한 것으로 손꼽히는 세계적인 미술관이다. 그리고 시뇨리아 광장에 우뚝 솟은 베키오 궁전 주변에도 수많은 역사와 신화를 담고 있는 조각상들이 장엄하게 서서 여행자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는데 사실 너무 많은 유적과 미술품을 보고 있으니 점점 무뎌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특히 미켈란젤로의〈다비드상> 아래는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사실 원본은 파손을 막기 위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고 베키오 궁전 앞에 있는 것은 복제품이라는 것을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여행자들에게는 단연 최고의 인기 있는 촬영 포인트다. 또한 오늘날까지도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넵튠의 분수는 대리석 조각의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예술과 문화의 향기가 곳곳에 배어 있는 피렌체에도 배가 고픈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가난한 여행자가 여유 있게 식사를 챙기면서 여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만 하루에 한 끼, 점심이나 저녁은 지역의 맛집을 찾아보려고 노력한다. 너무 배가 고파 가까이 보이는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나 조각 피자를 먹으려 했다가 숙소 주인아저씨가 꼭 가보라고 신신당부한 현지인들이 많이 간다는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중심 도로를 빠져나와 약간은 어둡고 허름한 골목으로 들어섰을 때는 잠시 망설여지기도 했다. 예전 바르셀로나의 한적한 골목에서 강도를 만난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의외의 장소가 주는 즐거움이 걱정을 떨치게 만들었다. 베키오 궁전 뒷골목을 더듬어 주인아저씨가 말한 음식점을 찾았을 땐 기쁨이 환호가 터져 나왔다.

유럽에는 어딜 가나 최고의 일몰을 볼 수 있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피렌체의 일몰은 유럽의 도시들 중 최고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곳이다. 특히 피렌체의 전경이 시원스럽게 펼쳐진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보는 일몰을 보지 않는다면 피렌체 여행은 절반밖에 하지 못한 것이다. 이미 미켈란젤로 언덕의 계단과 난간은 전 세계에서 모인 여행자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아르노 강으로 비껴 드는 황금빛 햇살이 도시를 신비롭게 감싸기 시작했다. 곳곳에서는 거리 공연을 하는 기타와 바이올린 소리가 울려 퍼지고 서쪽 하늘에 머물러 황금빛을 내던 햇살이 마침내 도시를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을 붉게 물들였다. 순간 계단에 앉아 있던 여행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감탄과 박수를 쳤고, 서로에게 기대 있던 연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일몰 앞에서 달콤한 키스를 나누었다. 여행자들의 심장은 더욱 뜨겁게 박동하고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얼굴과 가슴은 붉게 타올랐다. 해가 완전히 떨어지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꿈에서 막 깨어난 사람들처럼 곳곳에서 아! 하는 탄식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강을 따라 도시의 광장과 골목, 성당, 궁전마다 가로등이 하나둘 크리스마스 전등처럼 켜지기 시작했다.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나는 완전한 어둠으로 들어가 사람이 만들어낸 빛으로 가득 해지는 피렌체의 밤을 오랫동안 보고 싶었다. 왠지 피렌체는 다시 오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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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에코백 모양의 전면 인쇄 제품입니다.
기존의 광목 느낌의 화이트가 아닌 백색의 원단으로 하얀 무지 제품을 원하시는 분들 혹은 전면을 패턴으로 활용하실 고객분들께 적합한 제품입니다.

  • 소재 : 폴리에스터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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