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랫동안, 철학자들은 결정론(determinism)과 자유 의지(free will)의 양립가능성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행위자 S의 행위 A가 선행 사건 및 자연 법칙 등에 의해 이미 결정되어 있던 것이라고 할 때, A는 S의 자유로운 행위라고 (따라서 S는 A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진다고) 할 수 있을까? 양립불가능론자들(incompatibilists)은 어떠한 경우에도 결정된 행위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양립가능론자들(compatibilists)은, 최소한 어떤 경우에는 결정된 행위라고 하더라도 자유로운 행위라고 말한다.

두 입장 사이의 충돌 가운데 여러 논증들이 고안되었다. 이중에서도 양립불가능론자인 더크 페레붐(Derk Pereboom)은 저서 Living Without Free Will (2001)에서 조작 논증(Manipulation Argument)을 제시한다. 플럼 교수(Professor Plum)가 화이트 양(Ms. White)을 살해하는 행위에 대해 생각해 보자. 페레붐은 이 사건으로 이르는 다음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A) 사악한 신경과학자가 플럼 교수가 화이트 양을 살해하도록 실시간으로 뇌를 원격조종한 경우; (B) 신경과학자가 플럼 교수를 이기적 인간으로 설계하여, 화이트 양을 살해하도록 결정한 경우; (C) 플럼이 어렸을 때의 엄격한 이기적인 교육으로 화이트 양을 살해하도록 결정된 경우; (D) 물리적 결정론이 참이라서, 플럼 교수의 살인을 포함한 모든 사건들이 우주적으로 결정된 경우. 페레붐은 (A)-(C)의 상황에서 플럼 교수의 화이트 양 살해 행위는 자유롭지 않다고 (따라서 플럼은 이 행위에 도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최선의 설명은 플럼의 행위가 그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인과적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D)의 경우에도 플럼의 살인은 그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요인들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점에서, 같은 이유로, 부자유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증을 토대로, 페레붐은 (D)가 대표하는 결정론 하에서 자유로운 행위란 있을 수 없다고 결론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