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씨앗

"두려워요. 저는 사람이 누군가를 정말로 사랑하게 되면, 자기 마음을 몹시 다치고 아프게 하는 힘이 거기에 있다고 들었어요."
"그건 사실이야. 사랑한다는 것은 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의 힘에 맡긴다는 뜻이지. 그리고 사랑을 하게 되면 아픔을 겪게 되고 쉽게 다치게 되지. 그런데 너는 고통을 퍽 두려워하는 두려움이 아니더냐? 그렇지?"
그녀는 풀이 죽어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네, 너무나 두려워요."
목자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사랑하는 것은 퍽 행복하단다. 설령 사랑을 받게 되지 못한다고 해도 사랑하는 것은 행복하단다. 물론 고통도 따르지.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은 그걸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그때 두려움은 목자의 눈에 그 어느 때보다도 연민의 정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그 눈에는 한없이 가슴을 저리게 하는 그 무엇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계속 두려워 움츠리며 부끄러운 듯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사랑을 받게 되리라고 확신하지 않고서는 결코 사랑하지 못할 거예요. 제 마음에 사랑의 씨를 심으시게 하면 제가 사랑받게 되리라는 것을 약속해 주시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요."
목자는 지극히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 약속하마. 꼭 약속하지. 두려움아. 사랑의 꽃이 네 가슴에서 필 무렵에는, 그리고 네가 이름을 바꿀 준비가 되면 너는 사랑받게 될 거다." -높은 데서 사슴처럼 중-